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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천국

영화 도망친 여자(The Woman who Ran) 2019, 김민희, 줄거리/홍상수 감독

by CthreePO 2023. 6. 8.

남편이 출장을 간 동안, 감희(김민희)는 서울 외곽의 세명의 친구들을 만납니다. 그들은 친근한 대화를 나누지만, 표면적으로도. 그 내면으로도 각각 독립적으로 다른 분위기가 흘러가는 것을 보여줍니다.  

출처: MUBI 도망친 여자 (The Woman who Ran) 영화 포스터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감독상 수상

 

줄거리

첫번째 이야기. 감희는 교외의 빌라에 사는 친한 언니 영순(서영화)를 찾아갑니다. 그녀는 밤에 자주 담배를 피러오는 앞집 딸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그 집 엄마는 가출을 했고, 그 딸은 무서운 아빠를 피해 그 집앞으로 담배를 피러 옵니다. 감희는 그집의 cctv 화면을 통해서 앞집 딸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두번째 이야기. 감희는 창밖으로 인왕산이 보이는 빌라에서 강사일을 하며 창작 무용을 준비하는 또 한명의 잘 아는 언니 수영(송선미)을 찾아 갑니다. 수영은 얼마전 근처 술집에서 20대 젊은 시인(하성국)과 만나 하룻밤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날 이후로 그는 툭하면 찾아와 계속 만나자고 요청을 하자 수영은 차갑게 문전박대하며 거절합니다. 수영은 하룻밤의 실수 였다고 감희에게 토로하며 그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싶어합니다. 감희는 초인종 옆의 출입구 화면을 통해 수영의 모습을 바라 봅니다.

세번째 이야기. 감희는 우연희 소극장 카페에서 옛친구 우진(김새벽)을 만납니다. 두사람의 어색한 대화를 통해 그들의 과거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우진은 감희의 남자친구 정선생(권해효)을 가로채 결혼까지 한 것 같습니다. 감희는 이제 영화 화면을 바라봅니다. 영화 상영이 끝나고 뒷문으로 나가려던 감희는 정선생과 만나게되고 어색한 대화 끝에 그녀는 그 자리를 벗어납니다.

 

감독 홍상수

이 영화에서 남자들은 모두 뒷모습으로 보여지고 있기에 이 영화는 여자의 관점에서 보여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홍상수 감독은 그와 김민희의 관계를 자전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무서운 아빠, 시인, 정선생은 모두 홍상수 감독일 수도 있고, 앞집 딸, 수영, 감희는 모두 김민희 일 수도 있겠습니다. 여자들은 그들을 불편하게 하는 남자들로부터 도망을 치고 있습니다. 감희(김민희)는 마치 자기 자신의 모습을 타인의 시선에서 카메라를 통해 바라보는 듯합니다. 이 영화에서 홍상수 감독은 이전 영화에서 보여지던 장치들을 더욱 없애버리고 가장 미니멀하게 영화를 표현했다고 보여집니다. 봉준호 감독이 신분을 건축적인 높이로 표현하는 것처럼 혹자는 홍상수 감독은 윗층이라는 공간을 그들이 보여주고 싶지 않는 그들의 마음이라는 관점도 있었습니다. 첫번째 이야기에서는 감희가 3층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하자, 영순은 정리가 되어 있지 않아서 올라가지 말라고 한다던가, 두번때 이야기에서는 수영인 윗층에 사는 남자에 대해 이야기 한다던가 하는 것과 같이 위의 공간이 의미하는 것이 있을 것 같습니다.